사이드프로젝트에서 시드투자 받기까지 6개월동안 디스콰이엇을 개발하면서 배운 10가지 - 3편

사이드프로젝트로 시작한 디스콰이엇이 4월에 시드투자 텀싯을 받고 지난달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배운 것에 대한 회고입니다.

목차

1편 - 아이디어 검증

  1. 사이드프로젝트에서 시작하는 것의 이점: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
  2. MVP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것
  3. 프로덕트 개발 여정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이 최고의 홍보

2편 - 제품 개발

  1. Product-market-fit(PMF)을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선택과 집중의 실패
  2.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것은 팀원들간의 R&R이 잘 나눠져있다는 뜻
  3. 제품 개발 프로세스는 PMF(Prouct-Market-Fit)를 찾아가기 위한 알고리즘
  4. 추상적인 미션을 어떻게 달성할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계획

3편 - 투자 & 팀

  1. 자금 유치는 우선 프로덕트를 만들고 나서
  2. 투자는 필요 없을때 받는 것이 최고
  3. 팀원은 반드시 마음이 맞는 사람으로

8) 자금 유치는 우선 프로덕트를 만들고 나서

디스콰이엇은 투자 텀싯을 받기 전까지 사업자등록도 안하고 지원사업도 안했어요. 그리고 사업계획서는 아직까지도 없는 상태예요. 사이드프로젝트로 시작할때부터 오로지 사용자와 이야기하고 프로덕트를 만드는데만 집중을 했고 지금도 최대한 그러려고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이전에 창업할때는 지원사업을 했었는데 그 과정에서 요구하는 많은 것들이 사용자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을 방해하는 것들이 많다고 느꼈어요.

특정 양식에 맞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서 저희가 하고자하는 것과 관련없는 분들께 멘토링을 받고, 네트워킹 이벤트, 데모데이 등에 참여를 해야 되요. 그리고 그 외에 서류작업, 행정처리해야 되는 것이 너무 많아요. 지원사업에 선정된 분들의 사업계획서를 보면 그 사업계획서만 6개월 넘게 작업하셨다는 분들도 많이 계셨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활동들 중 단 하나도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사용자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프로덕트 개발에 도움되는 것은 없다고 느꼈고 지원사업과 사업계획서에 쓸시간을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했어요.

9) 투자는 필요 없을때 받는 것이 최고

저희는 사실 시드투자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았어요.

런칭하기 전부터 VC분들께 연락이 왔는데 그럴때마다 기분은 좋았지만 투자 받는 것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혼란을 느꼈어요. 투자에 여러 라운드가 있는데 그것이 어떻게 구분되는지, 투자자에게 지분은 얼마나 주는 것이 적당한 것인지, 투자 조건은 어떤 종류가 있는지 등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어 주변 창업한 분들께 조언도 구하고 투자받는 것에 대해서 YC자료를 검색해보기도 했어요. 이들로부터 받은 공통적인 조언은 투자는 받을 필요 없을때 받는 것이 가장 좋다라는 것이였어요.

그래서 저희도 물들어올때 노를 짓자 라는 생각을 갖고 투자 유치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고 모르는 것을 공부해나가면서 라운드를 돌았는데 그 과정이 정말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저희는 3월 15일에 디스콰이엇 2.0을 런칭하고 3월 중순부터 투자기관들을 만나기 시작해 4월말에 텀싯을 받았어요. 한달반 정도 되는 기간동안 8개의 투자 기관을 만났고 엔젤투자를 하시겠다는 분도 2분 계셨어요.

한달동안 8개+의 투자사들과 미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투자사마다 질문과 의견이 달라서 어느 순간 제 자신을 잃어가는 느낌이 들때 였던 것 같아요. 투자사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다들 시장성, BM, 팀 등을 보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만나보니 투자사마다 investment thesis, 성향, 철학,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 등의 차이로 인해 어떤 곳은 BM을 더 중요시하고 어떤 곳은 비전의 크기와 진정성을 더 중요시하고 어떤 곳은 시장환경을 더 중요시했어요. 이렇게 각자 중요시하는게 다르다보니 오늘 오전에 미팅한 투자사와 오후에 미팅한 투자사가 서로 상충된 의견을 줄때도 많았어요. 예를 들면 어떤 곳은 지금 BM이 중요하니 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달라고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어떤 곳은 지금 당장 BM은 중요하지 않으니 그보다는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 더 설명을 해달라고 하는거죠.

미팅이 이런식으로 흘러가다보니 개인적으로 투자기관들과 미팅하는 한달반 중 중간에 했던 미팅들이 제일 힘들었어요. 초반에 했던 미팅들은 오히려 저희 주관이 강한 상태에서 했기때문에 흔들림 없이 미팅을 했어요. 그런데 한차례 여러 투자사를 만나면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그들의 의견을 다 반영하려하다보니 중간에 점점 정체성이 흔들렸어요. 이 시기에 마음을 다시 다잡기 위해서 이전에 제가 적었던 블로그 글들을 다시 읽었고 그리고 제연님과 우리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시 정리했어요. 그렇게 해서 다시 투자사들의 다양한 관점을 참고는 하되 저희만의 이야기를 구축한 후 투자사들과 미팅을 계속 해나갔고 그때부터는 다시 흔들림 없이 저희 주관대로 미팅을 할 수 있었어요.

투자를 받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나중에 자금이 급해서 라운드를 돌기 시작했더라면 정말 힘들었겠구나라는 것이였어요. 저희는 운이 좋게도 먼저 연락이 오는 투자사와 엔젤투자자분들이 있었고 경험이 없어 중간에 조금 혼동을 겪기는 했지만 이후 빠르게 다시 마음을 다잡고 주체적으로 저희와 마음이 잘맞는 투자사가 어디일지 정의해나가면서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10) 팀원은 반드시 마음이 맞는 사람으로

제가 이전에 다녔던 스타트업은 사라졌고 디스콰이엇 이전에 했던 설립했던 법인도 폐업했어요. 대부분 스타트업들이 큰 위기의 순간을 겪는데 제가 이전에 경험한 두 케이스에서는 그 위기의 순간을 견디지 못했어요. 위기의 순간을 견디기 위한 방법은 사람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사업에 관심있는 사람보다는 순수한 호기심을 공유하는 사람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저의 순수한 호기심을 탐구하는 과정을 기록하여 블로그 형태로 공유를 하였고 이에 관심이 있는 개발자분을 찾는다는 모집글을 뿌렸어요.[1]

그 글을 보고 몇몇 개발자분들이 연락을 주셨는데 외적동기가 강한 사람과 내적동기가 강한 사람을 구분하려 노력했어요. 외적 동기가 강한 분들은 지원사업을 어떻게 할건지, 투자는 어떻게 받을 건지, 수익화는 어떻게 할건지 등에 대해서 더 비중을 많이 두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하지만 내적 동기가 강한 분들은 프로덕트 메이커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과 관심을 먼저 공유해주셨고 사업화 관련된 질문들은 부가적으로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 프로젝트의 주제 자체에 관심이 많은 사람 중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편한 분이 어떤지 또 구분을 해서 제연님을 만나게 되었어요.

저도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사람을 채용해보거나 팀을 꾸려본 경험이 많지는 않아서 제가 했던 방법이 일반화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위의 방법으로 제가 정말로 내적동기가 강한분과 외적동기가 강한분을 잘 구분했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봤을때 좋은 성과가 나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제가 깨달은 것은 마음이 안 맞는 사람이랑 하면 제가 혼자하는 것보다 생산성이 떨어지고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이랑 하면 제가 혼자하는 것보다 훨씬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것이에요.

이렇게 마음이 맞는 분을 찾는 것은 운이긴 하지만 저는 과정을 기록하여 블로그 형태로 공유하면 그 확률이 훨씬 올라간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 또한 저희와 비슷한 스테이지에 있는 메이커분들께 인사이트를 공유드리기 위함도 있지만 저희가 일하는 방식을 공유하고 저희와 마음이 잘 맞는 분을 찾기 위함도 있습니다.

Notes

[1] 한달 간의 실험 Disquiet - 무엇을 배웠고 넥스트 스텝은?

그럼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궁금하신 점 도움이 필요하신 점이 있다면 언제든 저에게 연락주세요! 그리고 현재 같이 개발하실 분을 구하고 있으니 관심있는 메이커분들은 연락바랍니다.

🤩 디스콰이엇은 현재 같이 만들어나갈 팀원을 모시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팀원 모집글을 읽어주세요~
저희와 함께 디스콰이엇을 만들어 나가는데 관심이 있으신 메이커 분께서는 info@disquiet.io으로 간단한 이력서나 LinkedIn 링크와 함께 이메일을 보내주세요!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으로 편하게 커피챗을 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