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스토리
메이커 스토리 5 - 기술적인 걸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자기만의 사이트를 갖게 하고 싶어요.
April 17, 2021
메이커 스토리
April 17, 2021
우피(https://disquiet.io/product/oopy.-우피)라는 서비스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형준님은 프론트엔드, 종욱님은 백엔드 및 인프라를 주로 담당하고 있어요.
이전 회사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어요. 그때부터 서로 얼마나 일을 잘 하는지도 알고 있었고, role적으로도 보완이 잘 되어서 함께 뭔가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경력이 꽤 있는 편인데, 이전에 개발팀을 매니징하기도 하고 CTO로 일한 적도 있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프로덕트가 될 거라는 얘기보다 여러가지 이유로 안될 거라는 얘기만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어요. 저는 원래 프로덕트 만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럼 될 수 있는 프로덕트는 뭐가 있지? 나는 그걸 언제 만들 수 있지?라는 생각에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한번 시도해보고 싶어서 일단 퇴사를 하고, 소프트웨어 만드는 것 위주로 여러가지 시도를 해 보았어요.
원래 글쓰는걸 좋아해서 노션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이걸 웹사이트 형태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 노션 사용자가 워낙 많다보니 다른 분들도 이런 니즈가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바로 페이스북에서 수요조사 겸 관련 포스팅을 하고 관심있는 분들을 모집했는데, 하루만에 예상 모집 인원이었던 20명이 금방 마감되더라구요. 그 때부터 약 한달만에 형준님과 우피의 첫 버전을 함께 만들어 출시했어요.
일단은 페이스북에서 모집한 분들을 시작으로 해서 한국 노션 사용자 커뮤니티에 홍보를 하고, 초기 유저분들로부터 계속 버그리포트를 받아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했어요. 그러면서 커뮤니티 내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퍼졌고, 작년 5월에 노션 개인용 플랜이 무료로 풀리면서 커뮤니티 자체의 크기도 이전 대비 3배 이상 커졌어요(현재 기준 약 3만명). 저희가 첫 버전을 출시한게 작년 7월이었으니까 타이밍도 좋았던 것 같아요.
(인터뷰일 기준) 어제부터 유료광고를 시작하긴 했는데, 그 전에 페이스북 노션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홍보한 걸 제외하면 전부 organic하게 들어온 유저 분들이에요.
사실 성능이나 플러그인 형식으로 지원하는 기능도 많은데요. 그건 저희가 생각하는 장점들이고 실제 유저 인터뷰를 해보면 노션 페이지 링크를 custom 주소로 만들 수 있어서 "내 주소가 생긴다"는게 가장 임팩트가 큰 것 같아요. 현재 사용 사례들을 보면 회사 채용 페이지나 개인 포트폴리오 페이지로 쓰시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나 개인의 identity를 보다 잘 드러내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유저의 니즈와 맞아 떨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아무래도 저희 서비스 특성상 초반부터 노션 사용자라는 확실한 타겟군이 있어서 기본 모수를 모으는건 어렵지 않았던 것 같아요. 대신 초기 타겟이 너무 확실했다 보니 다른 곳에서 새로운 유저를 모으는 게 쉽지 않네요.
당장은 없는데, 계속 고민되는 부분이긴 해요. 현재 저희는 MVP 단계를 지나고 있는 것 같은데, 이제 이 다음으로 흔히 말하는 exponential growth를 위해 필요한 게 뭔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여기에 비법이란건 없는것 같고, 그냥 사람들이 저희 프로덕트를 어떻게 제일 잘 쓰는지 파악하고, 유저 입장에서 이를 더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정리해서 컨텐츠 형식으로 퍼뜨리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이 쪽을 잘 하시는 분을 영입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일단은 저희끼리 어떻게든 해보는 쪽으로 갈 것 같아요. 저희가 이걸 시작한 가장 큰 이유가 직접 만들어보고, 직접 부딪혀보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최근 생각한 아이디어로는 우피를 통해 회원 관리를 할 수 있는 멤버십 매니지먼트 기능이 있어요. 우피 페이지에 들어오는 분들을 별도의 DB 셋업 없이 회원 형태로 관리하는 걸 생각하고 있는데, 이를 노션으로 풀어내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어요.
보다 장기적으로는 유저 분들에게 저희의 메세지를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에요. 저희가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기술적인 걸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자기만의 사이트를 갖게 되어 기뻐하실 때인데, 이런 분들이 더 많아지려면 저희 서비스가 이런 니즈를 충족시켜 드릴 수 있다는 메세지를 명확히 전달할 줄 아는게 중요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