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스토리 7 - MVP 런칭 후 이틀만에 3만명이 방문한 장소추천 앱

💬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진짜서울 개발자에요. 현재 UI/UX 디자인 및 웹개발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틈틈히 진짜서울을 개발하고 있어요.

💬 진짜서울은 어떻게 시작하신 프로젝트에요?

진짜서울 프로젝트를 하기전에 '바운더리'와 '인터뷰'프로젝트를 했었어요. 제가 지도에 관심이 많은데 바운더리는 사람마다 '서울'하면 떠오르는 장소들을 시각화하는 프로젝트였어요. 사용자들에게 반경 300미터를 노란색으로 색칠할 수 있는 핀 7개를 제공하면 각자가 서울이라고 생각하는 장소에 핀을 찍게 했어요. 핀을 찍어주시는 사용자분들이 늘어나면서 연령대별로, 성별로 서울의 어느 지역을 대표장소라고 생각하는지 지도에서 시각적으로 볼 수 있었어요.

바운더리 프로젝트

바운더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핀을 찍어주신 분들이 왜 찍은 곳을 서울의 대표로 생각했는지 궁금해졌어요. 마침 주변에 일러스트레이션과 에디팅을 하는 지인들이 있어 같이 바운더리에 참여하신 분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이를 컨텐츠화하는 프로젝트를 했어요.

인터뷰 프로젝트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서울을 대표하는 곳이 어디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했는데 대답을 어려워하셨어요. 그래서 질문을 바꿔 "제일 좋아하는 치킨집, 데이트 장소가 어디에요?"라는 질문을 하니 답을 술술 잘해주시더라고요. 그때 사람들이 장소를 생각할때 특정 상황별로 생각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서울을 대표하는 곳은 너무 질문이 모호했던거죠. 여기서 착안해 상황별로 장소를 추천하고 큐레이션하는 서비스인 진짜서울을 만들게 됐어요.

상황별 장소 큐레이션

💬 디스콰이엇 사용자 분들 중에서도 진짜서울을 아는 사람이 꽤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트렌드를 빨리 따라가고 맛집 찍는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시더라고요.😊

💬 초기에 MVP 테스트는 어떻게 하셨나요?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이 특정 상황별로 장소를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일하기 좋은 카페가 어디인가요?" 같은 질문들을 엑셀시트에 적어 사람들이 장소를 잘 적어주는지 테스트해봤어요. 그런데 과정이 불편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참여를 잘 안했어요. 그래서 질문이 있으면 이에 대해 장소를 검색해서 등록하는 형태의 사이트를 개발했어요. 사이트 개발을 끝내고 제 페이스북에 베타테스팅 해주실 분을 구한다는 내용으로 사람을 모집했는데 이게 바이럴을 타서 이틀 동안 3만명이 접속했어요.

💬 페이스북 외에 또 따로 홍보를 위해 시도하신게 있나요?

방문자 수가 급증할 때 어디서 들어왔는지를 찾아봤더니 트위터였어요. 어떤 분이 트위터에 공유해주신 게 바이럴이 터진 거죠. 이전까지는 저도 트위터를 잘 쓰지 않아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만 생각했었는데, 트위터의 중요성을 이때 깨달은 것 같아요.

제가 느끼기에 트위터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비해 온라인 커뮤니티같은 감성이 있는 것 같아요. 좀 더 캐쥬얼하고, 가볍게 떠드는 감성이 있어요. 공유(리트윗)도 너무 쉽고요. 그래서 트위터에 진짜서울 계정을 만들고 '진짜서울'을 검색해서 나오는 글들에 댓글을 달아보기도 했어요. '진짜서울'을 검색하면 "진짜 서울 가서 살고 싶다" 같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런 트위터에 '진짜서울'계정으로 "서울 살면 정말 좋더라고요."라는 식의 댓글을 달아보기도 했어요. 꾸준히 운영하지는 않았지만 제 서비스를 모르는 신규 유저 유입을 늘려보고 싶기도 했고, 저도 재미있게 즐기면서 했던 것 같아요.

그 외에 인스타그램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제 서비스를 쓰는 분들은 맛집 찾기를 좋아하는 분들이고, 이런 분들은 인스타그램을 많이 사용하시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을 메인 소통 창구로 쓰고 있어요. 지금은 주로 서비스 업데이트 내용이나 이벤트 등을 공지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 반응이 좋아서 사업화 해볼 생각도 해보셨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좀 받았어요. MVP 버전의 반응이 예상보다 너무 좋았고, 사업화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았어요. 주변 지인들은 이제 '대표님 아니냐'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고요. 이런 이야기들을 여러 번 듣다 보니 "나 이렇게 창업해야 되는 걸까?"하는 부담이 생겼었어요. 제가 창업을 염두에 두고 서비스를 만든 것도 아니고, 저는 사업가보다는 메이커의 성향을 가진 사람인데요. 서비스를 기획하고 만들어 보는 것은 잘 할 수 있겠는데, 팀을 만들고 수익화를 생각하고 사업적으로 성장시키는 모든 과정이 저에게는 너무 막막하고 부담스러웠던 것 같아요. 지금은 서비스를 더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일인 것 같고, 제가 언젠간 겪어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작은 것부터 조금씩 도전해보고 있어요.

💬 진짜서울을 개발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요?

제가 개발 백그라운드가 아니라서 코드의 성능이 좋지 못하고, 구현하지 못했던 기능들도 많이 있어요. 그래서 개발자를 팀원으로 구하려고 시도를 여러 번 했었어요. 주변 지인분들 위주로 찾았는데 제가 돈을 주고 직원으로 채용을 하는 게 아니다 보니 서로 핏이 맞는 개발자를 찾는 게 어려웠어요. 합류하시는 개발자분 입장에서도 같이 성장할 수 있어야 하는데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하기에는 개발 스택도 다르고, 이미 개발이 많이 되어있어서 도전할 수 있는 부분이 적었던 것 같아요. 이런 점에서는 오히려 초기 아이디어 수준에서 같이할 개발자분을 찾는 것이 더 쉬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프로젝트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게 좋은 아이디어인지 파악하기 위해 특별히 하시는게 있나요?

지인들에게 이런 서비스 어때하고 물어봐서 반응을 살펴요. 지인들을 대부분 극단적인 부정도, 긍정도 아닌 피드백을 많이줘요. 초기 아이디어는 허점이 많기 때문에 짧은 설명을 듣고 정말 좋다며 눈을 반짝이는 일은 거의 없기도 하고요.

대부분 '좋네'로 시작하는 뜨뜨미지근한 반응이거나 '별로'라는 의견을 돌려서 좋게 말해주죠. 하지만 이런 아이디어들을 계속 던지다보면 뜨뜨미지근한 반응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공통의 분모를 발견할 수 있어요. '별로'의 비율이 많으면 진행을 하지 않고, 긍정적인 공통점을 발견한 아이디어는 조금 더 진행을 하는 편이에요. 뜨뜨미지근한 반응은 내 아이디어의 타깃 사용자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으로 타깃을 찾아 다시 검증해보고요.

진짜서울의 초기 아이디어는 다른 아이디어들에 비해 부정적 피드백이 현저히 적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재밌긴하다'는 공통된 피드백을 받았어요. 그리고 지인들 사이에서는 모두 뜨뜨미지근 했는데, SNS에서는 정말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았고 바이럴까지 일으키게 됐어요.

💬 진짜서울을 만들기 전에는 어떤일을 하셨나요?

오프라인 기반 스타트업에서 웹을 다루는 일을 했어요. 기획, 디자인, 개발 등 필요한 일을 다 했죠.

💬 원래 개발자가 아니셨나요?

건축을 전공했고 복수전공으로 도시사회학을 했어요. 대학 졸업하고 잠깐 건축사무소를 다녔어요. 하지만 건축업계가 생각했던 것보다 보수적이고 느려서 조금 답답했던 것 같아요. 그 이후에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기술을 쫓을 수 있는 스타트업에 발을 들였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어요.

💬 개발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학교 다니면서 개발을 배우고 싶어 개발 교육 프로그램인 멋쟁이 사자처럼 2기에 참여했어요. 비전공자에게 만들고 싶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개발을 알려준다고 해서 참여했는데, 그때 이후로 서비스 기획과 개발이 재미있어서 이것저것 만들어 보며 독학했어요.

멋쟁이사자처럼

💬 프리랜싱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거에요?

작년에 아시아부터 시작해 아프리카까지 세계 여행을 1년 동안 가려고 퇴사를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가게 되었어요. 퇴사를 하고 쉬고 있으니 이전에 일을 하면서 알게되었던 분들이 연락을 주시더라고요. 대부분 초기 창업자거나 스몰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인데 이런 분들이 웹사이트나 서비스를 만들때 어려움이 많거든요. 그런분들이 필요한 것을 만들수 있도록 기획, 디자인, 개발을 도와드리고 있어요.

💬 진짜서울만의 철학이 무엇인가요?

맛집 추천해주는 시장을 보면 권위 있는 매거진, 인플루언서, 에디터, 혹은 생생정보통 같은 매체가 대중들에게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아요. 보통 이런 곳에 한번 소개되고 나면 사람들이 모이기는 하는데 그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람들이 다시 한 번 검증과정을 거쳐요. 예를 들어서 생생정보통에서 맛집을 추천하면 그 맛집을 인스타나 블로그 같은 곳에서 한 번 또 검색을 해보고 진짜 사람들이 맛있어하는지를 확인하죠. 누군가 골라놓은 후보들 안에서 내 기준에 맞는 장소들을 다시 찾는거에요. 하지만 친구나 주변 지인이 추천해주는 맛집은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더라고요.

진짜서울은 이런 일반적인 사람들의 집단지성으로 모여지는 맛집 정보 큐레이션 경험을 확장시키는게 목표에요. 그렇게 해서 진정성있는 로컬 맛집들이 좀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의 진정성보다 마케팅의 역량이 가게의 성공을 결정짓는게 안타깝더라고요.

이런 생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니, 수익모델을 고민하는데 어려움이 많아요. 장소 추천 서비스들은 대부분 광고 모델로 운영되는 곳이 많은데, 광고로 서비스를 운영하게 되면 진짜서울도 또 하나의 마케팅 수단이 되어버리는거니까요.

💬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요?

진짜서울 서비스를 제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키워가려고 해요. 아직 많이 부족한 서비스인데,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여기서 멈추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요. 함께할 수 있는 팀원을 찾아보고도 싶고, 좋은 팀원들을 구하기 위해 지원사업이나 투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보려는 노력도 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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