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스토리
메이커스토리 9 - 회사에서 사용금지 조치를 내리는 앱을 만들고 싶어요.
May 11, 2021
메이커 스토리
May 11, 2021
이전에 창업을 했다가 그만두고 하드웨어 장비를 관리하는 대시보드를 만들고 있는 스타트업에서 풀스택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이드 프로젝트로 직장에서 몰래 코인 시세를 확인할 수 있는 브리아나라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2번 정도 해봤어요. 첫 창업은 대학교때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어린 여성분들을 타깃한 미연시(미소녀 또는 미소년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봤어요. 스토리라인을 진행해 나가면서 캐릭터의 호감도를 채우는 방식의 게임이였어요.
두번째 창업은 공장을 찾는 플랫폼을 해봤어요. 알리바바 같은 거죠.
저는 전자공학과를 나왔는데 대학교 2학년때 창업을 해보고 싶어서 3달 동안 학원을 다니면서 개발을 배웠어요. 그리고 그때 한창 미연시 게임들이 유행했었어요. '일진한테 찍혔을때'라는 게임이 있었는데 페이스북에서 몇달간 히트를 치더라고요. 이런 미연시 게임들은 조건문만 써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장점도 있었어요. 그래서 개발을 3달 배우고 이후 3달 동안 게임을 개발해서 런칭을 했어요.
네. 스토리도 직접 다 만들었어요. 2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을 했고 에피소드 1개당 보통 우리가 보는 웹툰의 2회 정도 되는 분량이였어요. 그리고 미연시 장르는 일러스트레이션이 정말 중요했는데 제가 그림은 도저히 할 수가 없어 그림을 잘 그려주실 분을 찾았어요. 미대 건물 가서 그림을 그려줄 사람을 모집하는 포스터를 붙여 지원자를 받았고 인터뷰를 거쳐서 총 3분을 뽑아 같이 게임을 만들어 나갔어요.
3달 동안 팀원들과 고생해서 만들었는데 마케팅이라는 거대한 산이 있었어요. 마케팅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페이스북에서 3만원을 써서 광고를 했는데 좋아요를 엄청 많이 받았고 사용자들도 생겼어요. 앱내에서 결제하는 방식으로 수익모델을 만들었는데 이를 구매해주시는 사용자분들도 생겨 광고비도 다 회수 했어요.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에 게임 공략도 올라왔어요.
반응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이걸 사업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어요. 디자인을 해주는 친구들이 너무 어리기도 했었고 팀원들의 인건비를 벌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은 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만들다 보니 게임이라는 분야는 개발 뿐만 아니라 정말 다양한 분야의 재능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iOS 개발 스터디가 있었는데 그 스터디에서 공동창업을 하게 된 형을 만나게 되었어요. 미국에서 오래 생활하다가 한국에서 공동창업자를 오랫동안 찾고 있던 형이였는데 스터디에서 형은 저에게 영어를 가르쳐주고 저는 형에게 개발을 가르쳐주면서 친해졌어요. 친해지면서 서로 창업에 관심이 있다는걸 알게 되었고 그래서 같이 가볍게 프로젝트식으로 서비스를 2개 정도 만들어 봤어요. 하나는 카카오톡 채널 같은 앱이였고 다른 하나는 1주일동안 다양한 사진들을 경쟁시켜서 좋은 사진 1, 2, 3등을 뽑아 상금을 주는 사진 컨텐스트 앱이였어요. 이렇게 몇개 프로젝트를 진행해봤는데 서로 갈등도 없고 잘 맞더라고요. 그리고 프로젝트 일정도 잘 맞췄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사업성이 있는 서비스를 기획해서 창업을 했어요.
공장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결정한 이유는 공동 창업자 형이 물류 회사와 일하고 계셨는데 그 회사에서 대부분 중국 공장과 거래를 했어요. 그런데 한국에도 공장이 많은데 왜 중국에서만 해야 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1년 동안 공장을 찾아주는 플랫폼을 개발했고 100개 정도 되는 공장들을 저희 플랫폼에 온보딩도 시켰지만 실제 거래를 하는 사용자를 모으는데 많은 어려움들을 겪으면서 결국 사업을 그만두게 되었어요.
공장 리스트는 정부 사이트에 있어요. 그래서 이 리스트를 크롤링해와서 이메일을 보냈어요.
가장 큰 건 개발에 너무 치중 했던 것 같아요. 공장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가장 큰 규모의 웹개발을 해보게 되었고 잘 만들려고 하다보니 너무 개발에만 시간을 쓴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 사업의 핵심은 사이트 개발이 아닌 고객 관리와 영업이였던 것 같아요. 고객들을 온보딩 시킨다 하더라도 고객 관리에 지속적으로 신경을 쓰지 않으면 리텐션이 떨어지더라고요.
그리고 정말 관심있고 재미있어할 수 있는 분야를 하는게 중요하다는걸 깨달았어요. 좋아하던 것도 일로 시작하면 싫어하게 될때가 많은데 애초에 관심이 없는 분야를 하면 특히 힘든 것 같아요. 창업을 하게 되면 흔히 이야기하는 워라벨이 무너질때가 많은 것 같아요. 저 또한 열심히 창업에 매진하다보니 친구들이나 여자친구와 보내는 시간이 많이 없었고 거의 일만 했어요. 그렇게 1년 동안 관심있지 않은 분야에서 큰 성과없이 일만하니 어느 순간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같이 하던 형과 이야기해서 사업을 중단하게 되었어요.
전반적으로 창업을 하면서 창업자들의 고충을 많이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창업은 모든게 다 잘 맞아떨어져야 생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포기해야 되는 것도 많은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만드는걸 좋아했어요. 플래시가 한창 많이 사용될 때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서 공유를 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소프트웨어 기술을 잘 활용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저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아직은 없어요. 당분간은 회사 생활을 계속 할 생각이에요. 굳이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의 창업이 아니더라도 회사 생활을 하면서 부수익을 창출해 좀 더 안정적인 방법으로 보통 직장인들이 받는 월급 이상의 수입을 버는 사람들이 있어요. 당분간은 사이드 프로젝트를 많이 하고 싶어요. 그리고 한다고 해도 만든 제품이 어느 정도 괴도에 올랐을때 하고 싶어요.
2년 정도 전부터 사람들이 비트코인 매매를 한창 많이 했어요. 남들이 다하는데 저도 해봐야 되지 않을까 해서 비트코인 매매를 시작했어요. 벌기도 하고 잃기도 했어요. 비트코인 세계에 빠져들면서 일주일 동안 회사 일을 못했던 적도 있었어요.
마침 제가 회사 다니면서 하는 프로젝트가 장기 프로젝트이다보니 개인적으로도 뭔가를 개발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비트코인 거래 플랫폼을 이용해보면서 매매시 느낀 불편한 점들을 해결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프론트는 Vue를 사용했고 백엔드는 서버리스로 하고 있어요. 그전에 웹사이트를 정말 많이 만들어 봤는데 장기적으로 봤을때도 서버 리소스를 줄여나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서버를 관리하다보면 24시간 관리해야 될때도 있어요. 저는 서버 리소스를 많이 줄여야 된다고 생각해요.
회사에서 근무시간에 코인 수익률을 확인하고 싶은데 눈치가 보였어요. 이럴때 조그만한 창으로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게 해서 몰래 확인할 수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국내 유명 코인 거래앱인 업비트에서 제공하는 API를 이용해서 3일 동안 개발을해 MVP를 만들었고 1월에 크롬 웹스토어에 올렸어요. 크롬 웹스토어에 올리는 것 이외에는 따로 마케팅을 하지는 않았는데도 150명 정도 되는 분들이 다운을 받으시더라고요. 반응이 좀 오는 것 같아서 3월에 추가로 개발을 해서 다시 올렸는데 사람들이 공유를 해주면서 다운로드가 1000이 되었어요.
브리아나를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제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단톡방을 운영하는 거에요. 현재 30명 정도 들어와 계신데 들어와서 매일 코인 시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세요. 단톡방에 참여하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인사를 하고 '@' 기능을 사용해서 불편한 점이 없는지 여쭤봐요. 여기서 특히 바로 여쭤보는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들어오시고 나서 조금 시간이 지나 여쭤보면 다른 일을 하면서 답을 안할 확률이 높아져요. 그리고 바로 반응을 해주면 채팅방 관리자가 나를 생각해주고 있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되요.
이렇게 여쭤보니까 한분 한분 불편한 점을 바로 이야기해주셨어요. 예를 들면 창크기가 너무 작다고 이야기해주시는 분이 정말 많았어요. 저는 맥을 써서 창크기가 작아도 글씨가 잘 보였는데 윈도우에서는 깨져서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창크기를 키우는 기능을 만들었어요. 그 외에 정렬하는 기능, 코인 초성 검색 기능 등 다양한 피드백을 주셔서 이들을 반영했어요.
페이스북 광고 같은 경우는 모바일 앱 타게팅 광고를 할때 효율이 좋은데 브리아나는 크롬 익스텐션으로 데스크톱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광고를 하면 효율이 안 좋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구글은 아예 이 주제 자체가 광고를 할 수 없게 되어있어요. 한편으로는 그래서 더더욱 크롬 웹스토어가 정말 좋다고 느꼈어요. 제가 따로 광고를 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특정 니즈가 있으면 검색해서 설치를 하는 것 같아요.
크롬 웹스토어 말고도 엣지 앱스토어랑 웨일 앱스토어에도 올렸어요. 엣지는 많이 유입되지는 않지만 웨일 앱스토어에서는 꽤 많이 들어오세요. 한국분들이 웨일 브라우저를 생각보다 많이 사용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웨일 앱스토어는 아직 경쟁이 심하지 않아서 좀 더 홍보하기 좋은 것 같기도 해요.
그 외에는 다음 카페에 있는 게임 커뮤니티에도 올려봤었어요. 그때는 반응이 꽤 좋았어요. 올리자마자 실시간으로 80분 정도 들어와 다운을 해주시더라고요.
홍보하는게 어려운 것 같아요. 사설 웹사이트 같은 곳에 브리아나 소개글을 올리면 정말 빨리 리젝을 당해요. 그리고 혹시 사기같은게 아닐까 의심하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그리고 현재 리텐션도 고민이에요. 하루에 200~250명 정도 사용을 해주고 계세요. 그리고 애초에 직장인들을 위해 만들어서 근무 시간인 9시에서 6시 사이에는 많이 사용을 하시는데 퇴근 후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는 사용량이 급격히 떨어져요.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원하는 그림은 어떤 분이 브리아나를 사용하다가 걸려서 회사 공문으로 브리아나 사용금지가 내려오는 거에요.😁 😁 😁 그러면 브리아나가 더 많은 분들께 알려지겠죠.
웹사이트를 디자인할때 요소를 추가하기 보다는 최대한 빼야 된다고 생각해요. '튜닝의 끝은 순정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폰이든 자동차든 처음에는 이것 저것 많이 붙여 보지만 결국에는 다 없애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더 이상 뺄 것이 없을때까지 빼야 시각적으로도 보기 좋고 사용성도 좋아지는 것 같아요.
Tailwind라는 CSS 프레임워크가 있는데 이곳의 디자인 철학을 엄청 좋아해요.
회사들에서 브리아나 사용에 대해 금지조치를 내릴 정도로 브리아나를 성장시켜보고 싶어요. 일단 올해 2분기 쯤에는 구독모델을 넣어볼 생각이에요. 그리고 브리아나 뿐만 아니라 다른 작은 프로젝트를 많이 해보고 싶어요.
지인들 중 창업을 하는 것에 대해 물어보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저는 개발요소를 무조건 줄여야 된다고 말씀을 드려요. 쇼핑몰을 할거면 무조건 네이버 스토어팜에서 시작해서 좀 더 잘되면 식스샵 그리고 사용자가 정말 많아지면 직접 개발을 하는 식인거죠. 사업을 하는 거면 돈을 버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제 경험상 SaaS같이 소프트웨어가 정말 중요한 비즈니스가 아닌 이상 웬만한 것들은 개발이 돈을 버는데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아요. 차라리 '어떻게 하면 개발자 없이 비즈니스가 돌아가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사업을 하는게 더 좋은 것 같아요.
많은 것 같아요. 창업을 하면서 개발 뿐만 아니라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영업, 마케팅, 디자인, 기획 등 정말 많은 분야를 일일히 한번씩 해본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디어를 낼때도 좀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이게 어떻게 우리 회사의 사업에 도움이 되는지를 고려하면서 낼 수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