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스토리
메이커스토리 8 - 신입 개발자분들이 유명해졌으면 좋겠어요.
May 1, 2021
메이커 스토리
May 1, 2021
직장인 벡엔드 소프트웨어 개발자입니다. 그리고 딸 둘을 키우고 있는 아빠이기도 해요. 👧👧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고 취미로 어썸데브블로그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어요.
예전에 포털사이트인 다음(Daum)에서 DNA라고 하는 개발자 전용 포털 서비스가 있었어요. 유명한 개발 블로그들을 다 모아 피드를 제공해 줘서 개인적으로 정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 서비스가 종료한다는 공지가 뜨고 얼마 지나서 정말로 서비스가 종료되더라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필요성을 느껴서 유명한 사람들의 블로그들을 Github(https://github.com/sarojaba/awesome-devblog)에 모아서 디렉토리화 했어요. 지금도 Github에 가보시면 이 목록이 있긴 해요. 그리고 이를 저처럼 유용하게 느끼실 개발자분들이 있을 것 같아 생활코딩에 공유했어요. 그런데 반응 좋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사이트화한 어썸데브블로그를 2015년에 개발했어요.
웹에서 크롤링을 하기도 하고 다른 개발자분들이 Github에서 pull request를 통해 좋은 블로그를 추천해 주시기도 해요. 지금도 가끔씩 개발자분들이 추천을 해주세요.
처음 시작할 때는 정말 유명한 개발자분들의 글만 수집했어요. 그렇게 하면 양질의 글들만 모아서 볼 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뀐 것이 업계에 처음 발을 들인 개발자들이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굳이 유명하지 않더라도 글을 가져와요. 특히 벨로그에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의 글들이 많은데 최근에는 거기서 많이 가져오는 것 같아요.
다른 직군도 그렇지만 개발자들도 연차가 쌓이면서 커리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직을 해야 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어떤 일을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대외활동들을 했는지도 중요해요. 잘하시는 분들을 보면 컨퍼런스에서 발표도 하시고 Github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시고 블로그도 계속 운영하세요. 저도 이런 대외활동을 잘하는 분들에게 지속적으로 자극을 많이 받아요.
권정혁님(xguru), 이동욱님, 변정훈님(아웃사이더)을 좋아해요. 블로그를 보면 최신 트렌드,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 읽기 편하게 정리를 정말 잘 해주세요.
홍보를 하지는 않아요. 취미로 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최대한 재미 위주로 하고 있어요. 어썸데브블로그를 하면서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지속 가능성이에요. 수익을 생각하거나 사이트를 키우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압박감도 느끼고 스트레스도 받게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운영도 정말 최소한으로 하고 있고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들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을 하고 있어요.
Netlify, 몽고디비, 히로쿠를 사용해요.
트래픽이 갑자기 확 치솟았어요. 이전에도 가끔 SNS에 공유되면 트래픽이 갑자기 올라가곤 했었는데 이번에 디스콰이엇에 올리고 나서 제일 높이 올라간 것 같아요. 원래 하루에 방문자가 100명을 잘 안 넘었었는데 600명 가까이 찍혔어요.
글을 정말 많이 읽어요. 어썸데브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을 웬만하면 다 읽어요. 저는 다른 개발 블로그 글들을 많이 읽는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디자인도 여러 디자인 트렌드를 계속 보는게 디자인 역량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처럼 개발자도 새로 생겨나고 있는 다양한 기술들을 파악하고 있는게 개발 역량에 영향을 많이 줘요. 개인 블로그뿐만 아니라 기업들이나 팀블로그글도 많이 읽는데 여기서는 요즘 개발 문화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보는데 도움이 많이되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 민족)를 보면 사람이 재산인 것 같이 느껴지게 해주는 문화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 10년 동안 업계에 있던 개발자로써 보면 정말 좋은 현상인 것 같아요.
또 생각나는 점은 한국은 이직 문화가 실리콘밸리처럼 유연하지가 않아요. 한국에서 대기업을 다니다가 이직을 하는건 정말 큰 결심을 해야 되는 일이었어요. '네카라쿠배' 같은 회사들을 보면 이런 점도 많이 개선되고 있는 것 같아요. 기존 대기업과 다르게 이런 회사들에서는 예를 들면 네이버를 다니다가 카카오를 가는게 크게 부자연스럽지가 않은 것 같아요.
그 외에도 요즘 유투브를 보면 개발 관련된 컨텐츠를 만드는 채널의 구독자 수가 많이 늘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다른 분야에 비해서 아직도 현저히 적긴하지만요.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그냥 컴퓨터를 좋아해서 컴퓨터공학과를 가게 되었고 공부를 하면서도 저한테 정말 잘 맞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딱히 개발자라고 해서 어려웠다기 보다는 그냥 다른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조직 생활을 하면서 겪는 어려운 점들이 저에게도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제 자신이 아이디어도 많고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조직생활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직장인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직장에서 하는 개발은 일이 되버려요.
회사에서는 안정적인 프로덕트를 만들어야 돼요. 특히 대기업에서는 안정성이 정말 중요해요.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이나 라이브러리, 오픈소스 등을 프로덕트에 도입하려고 하면 정말 많은 설득과 검증 과정을 거쳐야 돼요. 회사에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데는 한계가 정말 많아요. 그래서 새로운 기술을 써보거나 다양한 실험을 해보기 위해서 취미로 서비스를 만들어 봐요. 딱히 쓸모 없는 것 같은 기능이더라도 제가 만들어보고 싶으면 만들어보고 이미 잘 돌아가는데 다른 프레임워크로 만들어보고 싶을때는 기존의 것을 밀어버리고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보기도 해요.
그리고 또 갈증을 느끼는건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어려울때가 많아요. 대기업에서 일하면 정말 큰 프로젝트의 아주 작은 부분을 담당해서 개발하기 때문에 이를 알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대기업이어서 좋은 점도 있어요. 서버도 많고 리소스도 많고 인프라도 안정적으로 구축되어 있는 대기업에서만 해볼 수 있는 규모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해볼 수 있다는게 큰 장점인 것 같아요. 특히 벡엔드 개발자들에게는 정말 의미 있는 경험인 것 같아요.
저는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많이 하는데 여기에 도움이 될만한 데이터 분석쪽이나 가장 트렌드인 인공지능을 공부 해볼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 외에 클라우드쪽도 트렌드인 것 같아요. 클라우드쪽은 제가 현재 회사에서 하고 있는 거랑 가장 관련 있기도 하고요. 저희는 데이터를 직접 갖고 있으니까 스타트업들이 하는 것과는 다르게 자체적인 클라우드 구축에 대해서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케바케인데 대체적으로 저는 책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유투브도 괜찮은 것 같기는 한데 자료가 가장 잘 정제된 것은 책인 것 같아요. 이제는 국내 서적도 많아지기도 했고요.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기술들은 외국 블로그나 공식 다큐먼트, Github을 보는게 제일 좋아요.
예전부터 아이디어가 있으면 에버노트에 쭉 적어놓긴해요 ㅎㅎ. 몇가지 소개드릴까요?
Github 잔디를 활용해서 포켓몬 다마고치를 만드는 아이디어가 있어요. 잔디 칸에 포켓몬이 그려지고 커밋을 많이 하면 레벨이 올라가서 포켓몬이 진화를 하는거죠. Github활동을 독려하는 시스템이 기존에도 있긴 한데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건 아직 못봤어요.
그리고 유통기한 달력을 만드는 아이디어도 있어요. 지금도 이런 앱은 많이 존재하기는 하는데 다 식품에 적혀 있는 유통기한을 직접 앱에다 입력해야되는 불편함이 있어요. 제가 생각한 건 스마트폰의 카메라와 OCR(optical character recognition)기술을 활용해서 직접 입력하는 방식이 아닌 카메라로 찍는 방식이에요. 저희 집에서 유통기한이 지나서 못먹고 버리는 것들이 꽤 있는데 너무 아까운 것 같아요. 우유 같이 유통기한이 짧은 것들은 유통기한내에 잘 먹는데 오히려 잼같은 것처럼 유통기한이 긴 것들은 까먹고 안먹다가 버리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식품이 있으면 유통기한이 끝나기 일주일 전에 알림을 주는 앱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제일 중요한건 학습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학습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아야 되요. IT 산업은 이제 막 시작하고 있어요. 지금 보면 10년전에 공부 했던 것 중 시대에 맞지 않는게 많아요. 그 정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계속 공부를 하지 않으면 뒤쳐지게 되요.
아까 말씀드린 블로그들을 보는 이유 중 하나가 계속 새로운 기술을 배우려는 자극을 받으려는 것도 있어요. 좋은 개발 블로그를 읽다 보면 '나도 빨리 그 블로그에서 소개된 기술을 배워야겠다'라는 생각이 막 들거든요.
저는 IT공부가 너무 재미있어서 아직 그런 느낌을 들었던 적은 없지만 그런 분들도 꽤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그게 꼭 부정적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실 예전에는 지속적으로 공부하지 않는 개발자들을 보면 조금 부정적으로 바라봤어요. 그런데 살다보니 IT 공부하는 것 말고도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람마다 가치관도 다르고 나랑 가치관이 다르더라도 그 가치관이 그 사람에게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신입 개발자들이 기술적으로는 뛰어나요. 오히려 저는 년차가 오래된 개발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가끔 신입 개발자들이 그들이 배운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너무 맹신하는 경우가 있다. 무조건 옛것보다 새로운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거죠. 보통 새로운 기술 트렌드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활성화 되었던 기술에 문제가 있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생겨나요. 그런데 이런 점들을 모르고 무조건 새로운 기술을 맹신하다보면 비효율적인 해결책을 만들때가 생겨요. 각각 다 장단점이 있고 상황에 따라 유도리 있게 기술을 상호보완해가면서 적용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은거죠. 그래서 무조건 새로운 기술을 맹신하기 보다는 좀 더 넓은 시각을 갖을 수 있도록 맥락적으로 기술 트렌드를 보는 능력을 기르려고 노력해야되요.
소프트웨어가 발전되는 과정을 보면 항상 하나의 시스템을 이루는 컴포넌트들이 점점 복잡해졌다 다시 단순해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 같아요. 이런 과정이 계속 반복되면서 소프트웨어 만드는 것이 점점 쉬워질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노코드도 흥미롭게 보고 있어요. 특히 인공지능쪽의 노코드화가 빠르게 발전할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인공지능학자들이 코딩하는걸 신경쓰지 않아도 되서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고 생산성도 훨씬 높아지게 되겠죠.
현재 가장 큰 목표는 두 딸이 잘 컸으면 해요. 개발자로써는 딱히 큰 욕심은 없어요. 좋은 직장 다니면서 개발을 계속 재미있게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계속 취미로 개발을 하는 것 같아요. 일이랑 취미를 철저히 분리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게 저에게는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외에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건 다른 개발자들이 유명해질 수 있게 제가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