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스토리
메이커스토리 10 - 지금의 스티비가 있기까지 견딘 3년간의 인고
May 13, 2021
메이커 스토리
May 13, 2021
현재 스티비라는 이메일 뉴스레터 서비스를 만들고 있어요.
스티비는 슬로워크라는 웹에이전시에서 사내벤처로 시작한 팀이에요. 슬로워크의 클라이언트분들 중 이메일 뉴스레터를 제작을 의뢰하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때 당시 Mailchimp를 써보기도 하고 직접 코딩을 하기도 하고 국내 뉴스레터 서비스를 사용하기도 하면서 클라이언트분들의 뉴스레터를 제작해드렸는데 이게 새로운 웹사이트나 웹서비스를 만드는 것처럼 새로운 환경을 구축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제작하는 입장에서 동기부여도 잘 안되고 수익성도 그렇게 좋지 않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할때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았어요. 뉴스레터가 나가기 직전까지 클라이언트들이 디테일하게 수정을 여러번 요구하시는데 이런 자잘한 것들을 수정하기 위해서 연락을 하고 이 요구사항을 반영한 다음 다시 컨펌을 받고 하는게 너무 비효율적이였던 것 같아요. 마침 슬로워크 내부에서 자체적인 서비스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클라이언트들이 직접 뉴스레터를 쉽게 만들어서 발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이런 아이디어가 슬로워크 내부에서 이야기가 되고 있는 당시 저는 삼성전자에서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는 삼성전자 내부에 하드웨어 제품을 만드는 조직과 분리된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만드는 조직이 있었어요. 저는 그 조직에서 광고플랫폼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했었어요.
슬로워크 창업한 - 지금은 저와 함께 스티비 대표인 - 임의균 대표님은 제가 오래전부터 알던 분이었는데 어느 날 제게 찾아오셔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볼까 하는데 같이 하자고 제안을 하셨어요. 제안을 주시기 전까지 저는 원래 뉴스레터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리서치를 조금 해보니 미국에서 이메일로 컨텐츠 비즈니스를 하는 곳들이 꽤 있더라고요. 지금은 이메일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곳이 한국에도 많아졌지만 그 당시에는 이메일로 컨텐츠를 제작해서 뉴스레터로 발행하는 곳이 드물어 한국에서 과연 이메일 뉴스레터 서비스가 잘될까라는 의문을 가졌어요. 그래도 슬로워크 클라이언트들의 요구사항을 보니 뉴스레터 서비스가 엄청 커지지는 않더라도 이런 솔루션이 필요한 고객은 확실히 있어 팔리기는 하겠다는 확신은 있었어요. 그리고 새로운 서비스를 같이 리드해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저에게 좋았어요. 그래서 결국 합류하기로 결정했어요. 스티비를 사업적으로 엄청 키워보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더 컸던 것 같아요.
2016년에 시작했는데 서비스를 개발하기 전에 우선 사람들이 이메일 마케팅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Mailchimp를 사용해 이메일 마케팅에 관한 컨텐츠를 만들어 뉴스레터를 먼저 발송해 봤어요. 한국에는 이메일 마케팅 관련된 자료가 많이 없어 주로 해외 아티클을 번역해서 일주일에 한개씩 아침에 발송을 했어요. 당시 슬로워크 클라이언트 중 300곳 정도에 먼저 보냈어요.
그 외에는 SNS에 가끔 컨텐츠를 올리는 것 말고는 따로 홍보를 하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간혹 외부에서 이메일 마케팅에 대해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도 있었어요. 그렇게 뉴스레터 발행만 1년 반 정도 했는데 그렇게 하니까 저희 뉴스레터 구독자가 2500명 정도 모이더라고요. 뉴스레터 발행을 시작한지 1년 반 정도 되는 시점에 스티비를 출시했고, 초기에 유료로 전환된 고객의 대부분은 뉴스레터 구독자였어요.
가장 큰 장점은 구독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점인 것 같아요. 뉴스레터를 하시면서 커뮤니티 빌딩을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을 보면 이메일을 통해서 피드백을 받으시고 그 피드백 받으신 걸 적용한 것을 다시 라디오 사연 소개 하듯이 뉴스레터 컨텐츠로 소개하는걸 많이하세요. 저희도 저희 뉴스레터 구독자분들께 중간 중간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스티비를 소개드리면서 피드백을 받았어요.
그 외에도 뉴스레터의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는데 뉴스레터 구독자들과 저희가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밖에 보이질 않아서 생기는 특성이 있어요. 공개 되어있는 플랫폼의 경우에는 커뮤니케이션이 별로 없으면 커뮤니티가 죽어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뉴스레터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볼륨이 작아도 밖에 보이질 않아요. 하지만 반대로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으면 이를 보여줄 수 없기도 하죠. 그래서 정말 본격적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분들을 보면 이런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단톡방, 그리고 심지어 오프라인 커뮤니티 등을 같이 활용하세요. 최근 저희가 고민하는 부분이 이런 부분이기도 해요. 어떻게 하면 지금의 뉴스레터가 가진 한계를 스티비가 보완해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해요.
요즘은 많이 안쓰는 것 같은데 예전에 Invision이라고 하는 프로토타이핑 툴이 있어요. 저희가 했던 것중 기억에 남는 건 Invision을 사용해서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스티비의 프로토타입을 구독자분들께 보여드리고 피드백을 달라고 한 것이 있어요. 해외에서는 이런 걸 많이 하더라고요. 그냥 따라해보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해요. Invision에 댓글 기능이 있는데 구독자분들이 이 댓글 기능을 통해서 피드백을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한 구독자 분은 정말 길고 디테일한 피드백을 파워포인트로 만드셔서 주시기도 했어요.
SNS를 통해 들어오는 피드백은 깊이가 있진 않은 것 같아요. 이메일로는 정말 깊이 있는 피드백이 많이 와요. 초기 고객분들은 같이 만들어가는 느낌을 기대하시는 것 같아요. 단순히 '이번에 이런 기능이 생겼어요'라는 공지보다도 초기 고객분들을 제품을 같이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지금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꼭 피드백을 보내주진 않더라도, 그런 이야기를 듣고 공감이 된다면, 더 애정을 갖고 지켜보게 되는 것 같아요. 이메일은 그런 점에서 고객들과 훨씬 깊이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어 피드백을 받기에 좋은 채널인 것 같아요.
제일 처음에는 저랑 프론트 개발하시는 분 이렇게 2명에서 시작했어요. 그리고 곧 백엔드를 하시는 분이 합류하셨어요. 우선 에디터를 먼저 개발했었어요. 당시 국내 시장에서는 디자인 및 개발인력이 없어 직접 뉴스레터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는게 불편하다는 문제가 가장 컸고 주로 이를 해결하려고 외주를 맡기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래서 디자인이나 개발역량이 없는 마케터들이 쉽게 뉴스레터를 제작할 수 있는 에디터를 먼저 만들었고 이게 좋은 결정이였던 것 같아요. 지금도 스티비 고객분들이 스티비를 사용하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이 에디터가 편해서라고 많이 이야기를 해주세요.
그런데 지금은 스티비 초기 때와 다르게 사용자들의 페르소나가 바뀌었어요. 요즘은 디자인이나 제작보다도 지속적인 발행과 구독자 관리가 훨씬 더 중요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최근에는 이런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저희 스티비를 사용해서 발송된 뉴스레터에 그 뉴스레터가 스티비를 사용해서 만들어졌다는 단서를 달아 저희 사용자분들이 홍보를 대신 해주도록 했어요. 저희 사용자분들이 성장하면 저희도 같이 성장하는 방식이죠.
스티비를 무료로 사용하시는 분들께는 월 이메일 발송 횟수 2회 그리고 구독자 최대 2,000명을 제공해드리고 있고 뉴스레터 하단에 스티비 배너가 표시되도록 되어있어요.
이게 효율이 정말 높아요. 저희가 페이스북 광고도 하고 있는데 이보다 효율이 훨씬 좋아요. 이걸 알고 나서 컨텐츠를 잘 쓰시는 분들에게는 저희가 스폰서쉽처럼 저희 유료 기능들을 무료로 제공해 드리고 대신 스티비 로고가 삽입되어 뉴스레터가 발송되도록 하고 있어요.
저희 배너가 표시되지 않더라도, 이메일을 받았을 때 추가정보를 자세히 보면 스티비를 사용해서 이메일이 발송 되었다는걸 확인할 수 있어요. 이메일 뉴스레터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좋은 뉴스레터를 발견했을 때 그 뉴스레터가 어떤 서비스를 사용해하는지 궁금할텐데, 그 추가정보를 보고 스티비를 알게되어 문의를 하시는 경우도 있어요. 저희가 뭘 특별히 하지 않아도 입소문이 날 수 있는 구조인 셈이죠.
맞아요. 저희 스티비 내부에서도 느끼기에 이메일 뉴스레터에 대한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최근 사용자도 많이 늘고 있고 투자자들에게도 연락이 많이 와요.
2016년에 스티비를 시작한 이후 첫 3년은 이메일 뉴스레터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고 하면 주변에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실제로 그때 한국에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메일 뉴스레터에 대한 인식은 지금과 다르게 안좋은 면도 있었고 좋은 사례가 많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첫 3년은 저희 고객들이 주는 피드백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스티비를 개선해 나갔어요.
그런데 최근 2년 사이에 한국에서 이메일 뉴스레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이메일 뉴스레터하면 그냥 마케팅 채널 중 하나로 생각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컨텐츠를 발행하면서 구독자와 관계를 구축하는 수단으로 바뀐 것 같아요. 요즘은 상업적인 수단이 아니라 취미로 하시는 분들도 정말 많으세요. 이런 트렌드에 따라 스티비 사용자들도 많이 늘고 있고 작년에 시드투자도 받았어요. 그렇다고 저희 성장속도가 스타트업 업계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갑자기 급성장하는 J커브를 그리는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그보다 저희는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선형적인 성장을 하고 있어요. 이게 B2B SaaS를 하는 스타트업들이 흔히 겪는 성장곡선인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이렇게 시장환경이 바뀌면서 사용자수가 늘어나서 조금 불안한 점도 있어요. 저희는 하는 일을 크게 바꾼 적이 없는데 시장환경이 바뀌어서 잘된거니 또 시장환경이 갑자기 바뀌면 지금 저희가 경험하고 있는 성장이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가 스티비를 시작할때 지금과 같은 이메일 뉴스레터 트렌드가 생길거라는 선견지명을 갖고 한 것이 아니거든요. 그냥 그때 당시 뉴스레터 제작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고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어떻게하면 이런 새로운 트렌드에 잘 맞춰서 서비스를 개선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해요.
정말 다양해지고 있는게 트렌드인 것 같아요. 몇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이든 한국이든 대부분의 뉴스레터 컨텐츠는 시사나 IT관련된 컨텐츠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정말 별의별 컨텐츠가 다 있어요. '이런 컨텐츠를 구독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구독자가 많이 모이는 뉴스레터가 정말 많아요. 그리고 진짜 재미로 하는 분들이 정말 많아진 것 같아요. 해외와 달리 국내에만 있는 특이한 트렌드는 에세이 쓰시는 분들이 많다는 점인 것 같아요. 잘 알려진 사례로 이슬아 작가님이 있는데, 이메일로 매일 유료 에세이를 써서 보내세요. 이 사례가 알려지면서 글을 쓰시는 분들이 자신의 글을 자신의 독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채널로 뉴스레터를 선택하시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스티비는 현재 뉴스레터 발행하시는 분들이 유료로 뉴스레터를 판매할 수 있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어요. 아직 모두에게 공개 되어 있는 기능은 아니고 니즈가 있는 분들에게만 저희가 현재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요. 지금은 커피팟, 나만의한국사편지, 생각의여름의 여름곁 등이 스티비로 유료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어요.단계적으로 베타 테스트 범위를 넓힐 예정이에요.
뉴스레터를 잘하는 팁에 대해서 주변에서 많이 물어보시는데 이 질문에 답을 드릴때 많이 조심스러워요. 예전에는 자신 있게 팁을 말씀드렸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트렌드도 너무 빨리 바뀌고 다양해서 잘되는 이유를 콕 집어서 파악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구독자 타깃을 잘해서 좋은 컨텐츠를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된다는 정말 기본적인 답밖에 드릴 수가 없어요. 제목도 영향이 있기는 한데 그런 건 잠깐인 것 같아요.
'최근 이메일 뉴스레터를 많이 하니까 우리도 해야된다'라는 생각을 갖고 의욕이 앞서서 시작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런 분들은 중도에 그만두는 분들이 많으세요. 유료광고 같은 마케팅은 성과가 바로 나오는데 뉴스레터는 정말 천천히 성과가 나오거든요. 뉴스레터를 한달해서 갑자기 구독자가 많아지고 이게 큰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는 잘 없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너무 힘을 많이주기 보다는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되요.
여러개 있는 것 같아요. 우선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건 맞지만, 성장 속도에는 조금 아쉬움이 있었어요.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다른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는걸 보면서, 우리는 왜 저렇게 빠르게 성장하지 못할까 하는 생각을 한 적도 많아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오랫동안 꾸준히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도 나름의 성과이고 사업의 특성인 것 같아요. 사내벤처로 시작했기 때문에 초기에 수익이 잘 나지 않던 기간을 비교적 별탈없이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창업을 해서 처음부터 사업을 키워나가는 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그리고 기술적으로 제일 어려운 부분은 정책에 따라 저희가 발송한 이메일이 스팸으로 인지되는 경우도 있고 차단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이 과정에서 저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많고, 수신 서비스나 서버의 정책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더 힘든 것 같아요.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어차피 100%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다'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문제가 생기는 모든 상황을 계속 표준화하는 거에요. 문제가 터졌을때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시간적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민을 너무 많이 해야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생각한 해결책은 다양한 시나리오들을 표준화 시켜서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에 맞는 프로세스를 기계적으로 따르게 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게 하는 것이에요.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어쩔 수 없다고 인정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대응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프로세스화 하면, 그나마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아요.
지금 당장은 개발과 관련된 분들을 찾고 있어요. 프론트 엔지니어, 백엔드 엔지니어를 찾고 있고 이런 개발팀을 이끌고 성장시킬 분도 찾고 있어요. 현재 11명이서 일하고 있고 천천히 늘고 있어요. 그리고 올해 안에 개발 직군 말고도 디자이너, 프로덕트 매니저 등 여러 직군을 모실 계획이예요.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인것 같아요. 보통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왠지 엄청 파이팅 넘치는 분위기가 생각나는데 저희는 그렇진 않은 것 같아요. 서비스 특성 때문인 것 같기도 한데 시장의 기회가 보인다고 해서 저희가 잘할 수 없는 영역까지 과하게 밀고 나가는 분위기는 아니에요.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해나가는 팀이에요. 마케팅을 할때도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 스티비가 전면에 나서기 보다는 스티비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전면에 나서고 더 돋보일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저희는 일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많이하고 이에 대해 팀원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함께 자라기 - 애자일로 가는 길'이라는 책을 다같이 읽은 적이 있어요. 거기서 일의 종류를 a타입, b타입, c타입으로 나눠요.
b타입과 c타입을 지속적으로 하는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스티비는 2주 단위로 배포를 해요. 그런데 제품 개발에 너무 몰입하다보면 내가 뭘하고 있는지 잘 생각이 안날때가 있어요. 그러다 보면 서로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잘 안하는 순간도 생기고 서로 관심을 갖지 못할때도 있어요. 이런 상태가 되버리면 결과물이 안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하면서 계속 회고를 해요. 의식적으로 한발 떨어져서 생각할 시간을 가지면 서로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을 말해줄 때가 많아요.
예를 들면 저희는 아침마다 스크럼 회의를 해요. 이 스크럼 회의는 팀이 4명일때부터 계속 해왔어요. 4명일때는 이 스크럼 회의가 어색하지 않았는데 팀원이 한두명씩 늘면서 스크럼 회의가 조금씩 길어졌어요. 아직도 이 스크럼 회의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하고는 있지만 진행하면서도 팀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이런식으로 스크럼 회의를 하는게 정말 우리가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지를 계속 되물어봐요.
스티비는 마케터들이 뉴스레터를 쉽게 제작하게 돕는 것에서 시작을 했어요. 지금은 마케터, 작가, 컨텐츠 크리에이터를 포함한 다양한 사용자 들이 구독자들과 관계를 만들고 지속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솔루션을 만드는게 목표에요. 지속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돈을 버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측면에서, 스티비를 통해 콘텐츠를 만들어 구독자에게 전달하고, 그 구독자를 기반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솔루션이 되는 게 저희의 목표이기도 해요.
미국 스타트업 중 크리에이터들이 구독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게 도와주는 Patreon이라는 서비스가 있어요. 이 서비스의 창업자가 한 이야기 중 인상 깊었던 내용이, 유튜브를 해서 수익을 얻는 것은 도박이랑 비슷한 점이 있다라는 이야기에요. 유튜브로 광고수익을 얻으려면, 우선 돈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컨텐츠를 만들어 유튜브에 업로드를 해야해요. 그리고 유튜브 알고리즘에 걸려서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기회를 얻는 '행운(?)'이 필요해요. 하지만 Patreon은 크리에이터들이 구독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크진 않지만 꾸준히 수익이 들어오도록 도와줘요. 스티비도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물론 이것 외에도 이메일 마케팅에 필요한 에디터 고도화, 발송의 안정화, 고객 관리의 고도화 등의 계획을 갖고 있어요. 이런 많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일을 같이 할 분들이 많이 필요하겠죠.
스티비의 슬로건은 '좋은 뉴스레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게 한다'예요. 넓게는 이메일 뿐만 아니라 컨텐츠를 만드시는 분들이 자신의 구독자에게 컨텐츠를 전달해서 컨텐츠 만드는걸 지속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요. 그리고 이런 생태계가 오랫동안 지속되도록 하는 데 스티비가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