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스토리
메이커스토리 15 - 런칭 전 하이브 레이블즈에서 돈을 주고 사용한 인터렉티브 컨텐츠 제작 툴
July 4, 2021
메이커 스토리
July 4, 2021
도다 마인드의 대표이사이고 기획, 영업, 마케팅, 자금 유치 등 CTO분이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제가 개발 외에 모든걸 다 하고 있어요.
현재 24살이고 대학교 입학하자마자 창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21살때 첫 창업을 시도했어요. 저의 첫 사회생활이 창업인거죠.
처음에 창업을 하려고 할 때 주변에서 큰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 비타민보다는 진통제를 찾아야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저 또한 큰 문제를 해결하는 테크 기반의 회사들이 멋있어 보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우리만의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던 중 토스의 이승건 대표님께서 처음에 창업 아이템을 찾을때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로 뛰면서 테스트를 했고, 이를 통해 토스라는 아이템을 찾았다는 것을 봤어요. 제게는 그게 멋있어 보였고 저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에 저도 발로 뛰면서 큰 문제를 찾으려 시도를 해봤어요.
그런데 갓 대학생이 된 제가 큰 문제를 찾아서 도전하는건 쉽지 않았어요. 고등학교까지 공부만하면서 살아서 내가 좋아하는걸 찾는 것도 어려운데 내가 평생을 바쳐서 해결하고 싶은 큰 문제를 찾는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생각해요. 공부만 한 대학생이 할 수 있는거라고는 학생 관련, 교육 관련, 대학 관련 서비스밖에 없는데 이쪽에 관심이 있지는 않았어요. 그나마 헬스케어 쪽에 관심을 갖고 약배달 서비스 같은걸 생각해봤었는데 규제 문제 때문에 힘들어 보였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가 뭘까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다가 생각을 바꿔 일단 1000만원부터 벌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어떻게 1000만원을 벌지 고민을 했는데 제가 제일 좋아하고 자신있는건 컨텐츠였어요. 어렸을 때부터 게임, 영화, 컨텐츠 소비를 좋아했고 이전에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을 해보기도 했어요. '나에게 맞는 방탄 소년단 멤버 테스트', '나와 어울리는 대학교 테스트', '나와 어울리는 동물의 숲 주민 테스트'등 다양한 심리테스트를 만들어서 작년에 네이버 실검 1위에 오른 경험도 3번 있어 트래픽을 모으는 저만의 노하우도 있었어요.
그리고 리서치를 하던 중 아이스크림을 계속 브랜딩해주던 중국의 마케팅 회사가 기존 아이스크림 브랜딩에 한계를 느껴 PB브랜드를 만들면서 대박이 났다는 사례를 보게 되었는데 이걸 보고 영감을 얻기도 했어요. 마케팅 회사를 하다보면 여러 산업군의 사람들을 만나게 될테고 그러면서 발견한 문제점, 지식, 노하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자체 서비스를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비록 요즘 핫한 테크 기반의 멋있는 프로덕트를 만드는 회사가 아닌 광고 외주 회사라고 하더라도 일단은 한번 작동하는 회사구조를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세웠고 이전에 심리테스트를 제작해 트래픽을 모은 경험을 살려서 심리테스트를 만들어주는 마케팅 외주 회사를 시작했어요.
마케터들이 개발자 없이도 인터랙티브 마케팅 컨텐츠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노코드 툴이에요. 현재는 심리테스트 유형의 컨텐츠를 만들 수 있어요. 기존 이미지, 영상 광고에 비해서 전환율은 43%로 월등히 높고, 이탈률은 17%이내로 들어와서 마케터분들 중에 정말 많은 분들이 심리테스트를 만들고 싶어하셨어요. 근데 사내에 개발자가 너무 바쁘거나 저희 같은 외주 업체는 너무 비싸서 드랍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저희 툴을 사용하면 개발자 없이도 심리테스트를 쉽게 만들 수 있어요.
마케팅 외주를 하면서 니즈를 파악했어요. 이전에 네이버 실검 1위를 몇번 하니 기업 마케터분들께 심리테스트 제작 요청 이메일이 정말 많이 왔어요. 카카오, 삼성 물산, 현대백화점, MLB코리아, 네스카페, gs리테일, 아모레퍼시픽 등 이메일이 올거라고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던 곳에서 연락이 많이 와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저희는 항상 프로젝트가 끝나고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대부분 2가지 이유로 저희를 찾았다고 하셨어요. 하나는 저희의 포트폴리오 퀄리티가 월등히 높았다는 점이었고, 다른 하나는 개발자가 내부 구성원 중에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저희가 확실히 페인포인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카카오와의 프로젝트 이후 인터뷰였어요. 카카오 외주를 하면서 카카오는 정말 큰 IT회사이고 개발자들이 정말 많을텐데 왜 우리한테 외주 요청이 올까 의아했어요. 그래서 외주를 주신 카카오 담당자분께 여쭤보니 개발자 공수 받으려면 2주 넘게 기다려야 되기도 하고 개발자들이 너무 바빠서 저희 아니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가 힘들다고 하시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개발자들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카카오가 심리테스트를 만드는데 이렇게 힘들어하면 스타트업들은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요새 흔히 ‘네카라쿠배당토’로 개발자들이 모두 가버린다고 하잖아요. 개발자의 부족 문제는 스타트업으로 갈수록 심해진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보니 마케팅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 귀한 개발자의 공수를 들이는 것은 기업한테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거고요. 그렇다고 저희 같은 업체에 외주를 주기에는 저희가 이런 심리테스트를 만들어주는데 최소 1000만원에서 비싸면 3500만원까지 받았는데 웬만한 스타트업에게는 부담이 큰 금액이였어요. 실제로 스타트업들에게 문의 이메일은 많이 왔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진행하지는 못했어요.
저 역시도 CTO님이 힘드실까봐 만들고 싶은 콘텐츠들을 많이 포기했었고, 처음으로 저와 고객이 겪는 문제가 동일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저희 CTO와 이야기를 해서 심리테스트를 만들 수 있는 툴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냈고 수많은 인터뷰 끝에 페인포인트가 맞다고 판단해 개발을 시작했고, 디스콰이엇에 런칭까지 하게 됐어요.
대기업 마케팅 외주를 하면서 팀원들에게 월급을 주기 시작하고 사무실 임대료도 내기 시작했는데 현금흐름이 일정하지 않아 정기적으로 인건비와 임대료를 내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경우가 정말 많았어요. 외주가 어떤 때는 저희가 다 맡을 수 없을 정도로 의뢰가 많이 들어오기도 하고 어떤 때는 일거리가 안들어 오기도 해요. 그리고 프로젝트를 하고 나면 정산이 30일 뒤에 되서 그전까지는 현금이 없는 상태로 있어야 돼요.
그리고 제가 외주를 할 당시에 23살이였는데 너무 어리기도 하고 대기업들마다 각각 문화와 언어가 달랐는데 그걸 제가 다 알 수가 없어 커뮤니케이션이 서로 정말 힘들었어요. 끝에 저희가 만든 결과물들의 성과가 다 좋게 나서 항상 잘 마무리는 됐지만 저와 저희 팀원들이 정신적으로 정말 많이 힘들었고 그에 비해 버는 돈은 너무 적었어요. 이런 저희의 고통은 직접 만드시면서 원하시는 대로 수정할 수 있도록 툴을 최대한 직관적이고 쉽게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작은 조직이 큰 문제를 해결할 때 엄청난 기업이 된다는데, 저희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너무 작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언제 런칭되나요? 얼른 쓰고 싶어요.”라는 사전 예약자분들의 연락을 받을 때마다 적은 수의 고객이지만 그 분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계속 하고 있어요. 그래서 2월 부터 작업을 해서 3월 중순에 데모를 만들었고 정말 신기하게 하이브 레이블즈(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서 유료로 사용을 했어요. 트위터 트렌딩에도 올랐고, 팬분들이 열광하는 것을 보면서 ‘최소 존속가능한 제품’을 만들긴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이브 레이블즈에서 추가해줬으면 좋겠다고 한 기능에 대한 피드백을 반영해서 서비스를 더 고도화 시켰고 지지난주에 디스콰이엇에서 런칭한 거예요.
아직 디스콰이엇, 그리고 기타 다른 커뮤니티 몇 군데에 올린 것 말고는 딱히 홍보를 한 곳이 없는데 현재 하루에 60명 정도 회원가입을 하고 있고 하루에 약 46개의 컨텐츠가 만들어져 퍼블리싱 되고 있어요. 저희가 'made with doda'라는 라인이 들어있는데 이걸 보고 많은 분들이 들어오고 있는 것 같아요. 힙한 서비스의 비밀, 콘텐츠 마케터 그룹 등 여러 PM, 마케터 커뮤니티에서 반응이 오고 있는 중이에요. 특히 힙한 서비스의 비밀의 <힙서비콘>의 이벤트를 저희 툴을 사용해서 만드시겠다는 것을 듣고 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저는 CEO로 영업이랑 계약, 디자인, 고객 불편사항 응대를 담당하고 있어요. <마켓컬리 인사이트>를 읽으면서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님께서 VOC를 아침에 눈을 떠서 바로 보신다는 것을 보고 정말 감명깊었어요.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시는 마인드셋을 본받아 저도 최대 10분 이내로 친절하게 응대해드리고 있습니다. 고객분들이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기분 좋은 것 같아요.
CTO는 버그, 제품 개발, 유저 피드백을 받아서 실현시켜주시는 부분을 담당해주고 계세요. 풀스택 개발자이시고, 이전에 중국 어플 회사에서 UI/UX 디자이너로 일하셔서 고객 분들을 최대한 생각하면서 직관적이고 쉽게 제작을 하고 계세요.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코딩을 했을만큼 코딩을 정말 좋아하시고 사랑하세요. 쉴 때는 책을 읽거나 노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개발 언어를 배우세요. 중국에서 오셨는데, 한국어를 저보다 잘 하세요. 그 덕에 제가 놓친 맞춤법 실수도 개발 단계에서 다 잡으세요.
COO는 호주에서 오신 분이세요. 시장 인사이트를 빠르게 수집하고 정리해 팀에 공유해주고 계세요. 제품 개발이나 회사 운영할 때 사용되는 프레임워크들도 리서치를 하셔서 저희가 프레임워크 기반으로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고 계세요. 그 외에 사용자 인터뷰, 재무제표 짜는 것도 같이 해주시고 현재 웹사이트도 저와 함께 윅스로 같이 만들어 주셨어요. CTO님이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어요.
저희 팀원 분들은 모두 연세대학교 재학생 때 만났어요. CTO님은 같은 과 선배였고, COO님은 교내 창업대회에서 자주 마주쳤던 분이었어요. 이전 창업부터 햇수로 3년 째 함께하고 있어요. 일론 머스크가 주 80시간을 일한다고 했는데, 저희는 일론 머스크보다 똑똑하지 않은데 그보다 더 적게 일하면 점차 뒤처진다고 생각해서 주 80시간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업무를 모두 마치고 있어요.
저희의 목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인터렉티브 컨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캔바예요. 저희는 게임과 마케팅 콘텐츠의 벽을 허물고 싶어요. 그리고 그런 마케팅 콘텐츠를 개발 없이도 쉽게 비개발자 마케터, 브랜드 디자이너 분들이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요.
최근 광고 업계가 변하고 있어요. 유튜브 광고를 안봐도 되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고 페이스북이랑 인스타 광고도 효율이 떨어지고 있어요. 그리고 iOS 15로 업데이트 하면서 ad blocker가 깔리면서 일방향적인 광고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어요. 이미지와 영상은 보는 방법(채널)만 진화했지, 콘텐츠 자체의 포맷은 몇십년 째 그대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이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고, 영상, 이미지 등과 유저가 더욱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는 ‘포맷’의 혁신을 이뤄내고 싶어요.
그리고 이런 콘텐츠를 만들 때 코딩이 필요했던 걸 미리 저희가 다 코딩을 해놔서 사용자들은 쉽게 자신만의 인터렉티브 컨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저희의 비전이에요.
도다라는 이름도 '코딩 없이도 다 만들 수 있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요. 원래는 제 이름인 도영과 코파운더 이름인 일다를 합쳐서 만든 이름인데 최근에 그 의미를 좀 더 저희가 만들고 싶은 서비스와 부합하게 의미를 부여해봤어요.
저는 마케팅은 브랜드와 유저가 ‘친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광고도 자발적으로 플레이를 하고, 돈을 내며, 심지어 중독성도 높은 게임처럼 재밌어진다면 브랜드와 고객의 교점도 많아질거고,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친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르는 사람이 대뜸 저보고 어디가 맛있으니까 먹어보라고하면 안 먹잖아요. 하지만 친구가 이야기하면 설득이 되죠. 광고주가 일방적으로 잔소리하듯이 하던 광고 시스템 체계에서 벗어나 유저가 자발적으로 재미있게 컨텐츠를 즐기면서 브랜드와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제품 구매까지 이어지는 플로우를 만들 수 있는 툴을 만들어나가고자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