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스토리 17 - 유경험자와 대화를 통해 일상 고민의 해소창구를 만들고 있는 윌슨

💬 윤한님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대학에 복학할 때쯤 주변 지인들이 블록체인 쪽으로 창업을 해 지금은 꽤 잘 되는 회사로 성장을 시키는 걸 보면서 창업에 대한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블록체인 관련 산업이 당시에는 알려진 것이 많이 없고 생소한데 거기서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아무것도 없던 황무지같은 영역에서 차곡차곡 서비스와 회사의 형태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자극도 되고 용기도 생기고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 윌슨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2018년 말 창업에 흥미가 생기고 나서 제 자신과 제 주변 지인들이 느끼는 불편함으로부터 윌슨이라는 아이디어가 생각났어요. 이 아이디어를 그냥 지나가게 놔두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창업이나 기획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고 해본 적도 없지만 일단 기획서 비슷한 것을 한번 만들어보고 당시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 같은 것이 있었는데 거기에 지원해봤어요.

💬 윌슨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인가요?

본인들에게는 어렵지만 누구나 공감할만한 일상적 고민들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입니다.

윌슨에서는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말을 하는데요. 당사자에겐 중요하고 어려워하면서 고민만 하는 연애, 진로 같은 고민을 갖고 있는데, 사실 누구나 한 번쯤은 누군가는 공감할만한 고민들을 다룹니다.

윌슨은 이런 일상적인 고민들을 하고 있는 사람과 이전에 비슷한 고민을 해서 해결한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서비스예요.

💬 일상적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타깃 고객들이 사용하던 기존의 해결책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한 것처럼 그런 고민들은 지인들에게 말하거나 사실 혼자 힘들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중 적은 인원이 일반적으로 커뮤니티형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전문 상담 서비스들을 이용하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들이 많이 있다고 보았어요.

정작 지인들에게는 고민에 대해 전부 말하거나 오픈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고, 또 건너 건너서는 그 고민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은 있어도 정작 본인과 가까운 지인들 사이에서는 찾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지인들이 당사자의 고민을 공감하기 어려울 때가 많죠.

고민 상담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고민을 듣는 사람이 고민을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공감을 해주는 거예요. 공감 없이 조언을 하는 것은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공감을 하려면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이 비슷한 문제를 겪고 고민을 한 경험이 있어야 된다고 봤어요. 그리고 비슷한 문제를 겪은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경험적인 조언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경험해본 사람이 가장 이해도 잘하고 대화하기가 쉽지 않을까요? 마음에 벽도 그렇고 그런 공감대를 가지고 대화를 하다 보면 당사자는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어요.


💬 기획서를 만든 이후에는 어떤 과정을 겪었나요?

아까 말씀드린 공모전은 떨어졌어요. 이후 언더독스라는 곳에서 주관하는 창업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제가 창업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 초기에 어떻게 사용자들에게 접근해야 되는지,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 사업화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MVP 테스트는 어떻게 설계하고 진행하는지 등 기본적인 것들을 배울 수 있었어요. 이렇게 교육을 받으면서 창업을 하는 것을 구체화를 많이 했고 마지막 발표 때 성과도 잘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윌슨의 초기 MVP 테스트는 어떻게 진행했고 무엇을 배웠나요?

저희가 처음에 검증하고 싶었던 건 고민이 있는 사람과 고민을 경험한 사람을 매칭해주면 낯선 사람이더라도 공감대를 형성해 유의미한 대화가 생기는지 보고 싶었어요.

이를 확인해보기 위해 크리에이트 링크라는 웹사이트 빌더로 윌슨 소개 페이지를 만들고 구글 docs로 고민이 있는 사람과 고민 상담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신청받아 저희가 수동으로 사람들을 매칭해줬어요. 매칭이 된 사람들은 저희가 카톡 방을 열어주어 대화를 하도록 했어요.

대학생을 타깃으로 하였고 그때 대나무 숲 같은 이 나 에타 같은 대학생 커뮤니티 같은 곳에 올렸는데 300명 정도 모였고 100건 정도 매칭을 했는데 사람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어요. 평균 10점 만점에 8.5점 정도의 만족도가 나왔어요.

그렇게 한차례 매칭을 돌려본 후 유저들이 돈을 내는지를 테스트해봤어요. 사용자들에게 설문으로 돈 낼 의사가 있는지 여쭤보고 계좌이체로 받았었는데 돈을 내라니까 정말 소수만 남더라고요. 그래도 사람들이 돈을 이체를 하는 순간에는 돈을 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던 것 같아요.

💬 MVP 테스트 이후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처음에 저랑 제 친구 이렇게 2명에서 시작을 했는데 저가 IT 전공이 아니라서 개발과 디자인 역량은 없었어요. 그래서 MVP테스트를 한 것을 바탕으로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찾으러 다녔는데 SOPT라는 IT 창업 동아리에 들면서 앱개발과 디자인을 할 수 있는 분들을 만났어요.

그렇게 해서 2019년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디자인을 하고 앱 개발을 진행했어요. 앱 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에 대한 개념이 없었는데 이를 잘하시는 분을 알게 되어 GA와 트래킹 툴들을 연동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배웠고 그러면서 콘텐츠를 통해 유저들이 들어오고 전환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테스트하기 시작했어요.

MVP 테스트를 하면서 재밌었던 점은 저희 나름대로 해석해서 던진 "경험해본 사람과 얘기해봐"라는 카피에서 저희가 데려온 유저들을 인터뷰하고 분석해보니 '김이나' 같은 분들을 많이 원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같은 고민을 해본 언니한테 말해봐"라는 카피로 유저들에게 다가가니 결제 전환율이 2배나 올라갔어요.

그 후 유저들의 피드백과 인터뷰에 막대한 신뢰를 느껴 지금까지도 유저들과 만나는 게 최우선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CS도 더 친절히 응대하고 있고요.

이때 타깃 사용자에 대해서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을 깨달았어요. 저희가 한번 사용해본 사용자들은 그 경험에 대한 만족도가 정말 높았는데 소개 페이지에서 실제 사용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이탈률이 높은 문제가 있었거든요. 근데 이를 타깃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한 문구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전환율과 서비스 사용 후 재구매율까지 높일 수 있었던 거죠.

💬 어떤 분들이 사용을 많이 해주시고 계신가요?

처음에 웹사이트 형태로 진행할때는 다양하게 테스트하기 위해 다양한 카테고리로 진행을 했는데 진행해보니 저희 타겟의 경우, 연애와 진로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았어요. 그래서 이후 앱을 개발했는데 이때는 연애 카테고리만 만들어서 런칭했어요.

저희 사용자분들이 가장 많이 상담하는 고민은 주로 이별과 갈등에 대한 내용이 많아요. 넷플릭스에서 1, 2등 하는 연애의 참견이라는 방송이 있는데 이 방송에 나오는 사연들과 비슷한 사연을 갖고 있는 분들이 정말 많이 들어오세요. 이별, 갈등, 바람에 대한 고민들을 하고 계신 20대 중후반 분들이 정말 많으시고 간혹 30대 분들도 들어오시는데 이분들은 보통 이혼이나 부부 관계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하고 계세요.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하는 고민의 과정이 대부분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 고민의 생성 단계가 1, 2, 3 단계가 있으면 어떤 사람은 1단계에 있고 어떤 사람은 3단계에 있어요.

💬 현재 사용자는 어느 정도 있는 상황인가요?

지금 베타버전을 런칭한지는 7개월 정도 되었는데  한달에 오가닉 유저로 1000명 정도 가입을 하고 계시고 매칭은 40% 정도 되고 있어요. 한 달에 400~500건 정도 매칭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7개월 동안 정식버전을 개발 및 여러 회사 이슈를 해결하느라 마케팅이나 기능 업데이트는 따로 하지 않았는데도 자연 유입이 되더라고요.

저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건 앱 자체를 자주 사용한다기 보다는 고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앱이 되어 고객 1명당 LTV(Lifetime value)를 높였으면 해요. 

초기 MVP 버전으로 오픈 채팅방을 활용해 매칭해주던 시절부터 3개월에서 6개월 주기로 2년째 사용하고 계신 분이 있으세요. 그렇게 2년 동안 이분의 고민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관찰하다 보니 사람에 대한 이해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사람에 대한 이해가 되면 다양한 콘텐츠를 할 수 있을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비슷한 성향이나 배경을 갖고 있는 다른 사람을 보니 5년 뒤에는 어떤 고민을 하니까 미리 대비해서 고민을 해보라는 제안을 할 수 있는 거죠.

💬 윌슨을 만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기존에 참고할만한 서비스가 없었던 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2018년에 처음 아이디어를 생각했을 때 커뮤니티도 아니고 전문가를 연결해 준다는 것도 자체가 생소했고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또 비슷한 사례가 많이 없어 저희가 현재 잘하고 있는 것인지를 판단할 기준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MVP 테스트를 하고 나서도 그 테스트 결과를 갖고 팀원, 투자자 등 누군가를 설득하기가 어려웠어요.

💬 윌슨을 만들면서 했던 실수들은 어떤게 있나요?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어떤 점들을 바꾸실 것 같으세요?

무조건 최대한 빨리 서비스를 완성해 출시하는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처음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을 시작할 때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나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서 구성원이 지치기도 하고 사람마다 견딜 수 있는 고통의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제가 내린 결정 중 가장 후회하는 게 iOS, 안드로이드 혹은 크로스 플랫폼 중 하나에만 집중했어야 됐는데 그렇지 않고 처음부터 iOS와 안드로이드를 둘 다 개발하려고 했던 점이에요. 이와 관련해서 아는 분이 정말 와닿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팀의 구성원에 의해서 결정이 될 때가 많은데 그러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팀원으로 iOS 개발자, 안드로이드 개발자, 서버 개발자가 있다고 해서 이를 다 하려고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 윌슨의 앞으로 계획은 뭔가요?

윌슨의 앞으로 단기 계획은 유저들이 자주 요구하고 사용했던 기능들을 추가하고 보완해가는 것으로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추상적인 영역의 서비스이다보니 이 부분들을 체계화하고 또 유저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윌슨이 키워갈 수 있는 영역에 대해서도 테스트해보는 것을 계획으로 두고 있습니다. 유저들의 고민, 채팅, 매칭 데이터 같은 부분들을 말이죠. 중복되는 고민들, 혹은 유저들끼리 하나의 스토리처럼 이어지는 고민들, 대화 내용 같은 부분들이요

사용자들의 요구를 바탕으로 현재 LTV, 결제 전환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한 여러 기획안들을 업데이트하고자 하고 있어요.

💬 윌슨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윌슨을 소개할 때 ‘모든 고민이 사라지는 곳’이라고 소개를 해요.

유저들의 삶에 밀착될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에요. 저희가 그리는 미래는 잘 풀리지 않는 고민들이 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서비스가 되는 것이에요.

앞으로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더 복잡해질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다변화하는 문제들에 대해 주변에 물어볼 곳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윌슨 같은 서비스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사회적 연대 같은 것도 만들 수 있고요.

윌슨은 이런 정신적 고민과 스트레스의 해소 창구가 되고자 해요. 공감대와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중요한 해소 창구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 끝으로 메이커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윌슨의 그리는 미래를 함께할 분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특히 개발자분들이라면!

점점 어렵고 심적으로 힘들어해가는 사회에 용기와 위로라는 공급해 줄 분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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